작품소개

사물놀이

사물놀이란 꽹과리, 징, 장구, 북 이렇게 네가지 악기로 편성하여 연주하는 음악을 말합니다. 사물놀이는 본래 풍물굿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사물(四物)이란 네가지 악기를 뜻하는 말이며 불교에서 법고, 범종, 목어, 운판 이렇게 네가지 악기를 가리키던 것인데 지금은 꽹과리, 징, 장구, 북 이렇게 네가지 악기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풍물굿은 생활현장에서 역동적이고 낙천적이며 집단적인 신명으로 생동감 있는 복합적인 요소를 가지는 우수한 연행형태입니다. 이를 무대용으로 재구성한 작품이 사물놀이이며 앉은반과 선반으로 크게 나누어집니다. 풍물굿이 가진 제의, 놀이, 노동, 춤, 노래 등등을 필요에 따라 재구성한 작품들입니다.

1. 앉은반 사물놀이

- 영남사물 (영남농악)

경상도 지역에서 연행되는 풍물굿을 영남 풍물굿이라 합니다. 영남풍물굿의 특징은 비교적 단조로운 가락에 소리가 힘차고 북이 발달한 것을 꼽는데 같은 영남 풍물굿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특징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현재 연희되는 영남사물가락은 경상도의 여러 풍물굿중에서 주로 진주삼천포12차 매구굿을 중심으로 앉은반용으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길군악-반길군악(우물놀이,운풍대)-빠른길군악(외돌이,내림채)-영산다드래기(올림채)-별달거리-덧뵈기-벅구놀이-쌍진풀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약간의 변형을 하여 구성하기도 합니다.

경상도 특징이 그러하듯이 대체로 빠른가락이 많으며 웅장하고 매우 활기차고 힘찬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웃다리사물 (웃다리농악)

경기도, 충청도 북부, 강원도 서부에 연행되는 풍물굿을 웃다리 풍물이라 부릅니다. 서울(읍내)에서 가까운 지역을 웃대, 웃다리라 하고 먼곳을 아랫대 아랫다리라 이르는 관례에서 경기,충청지역의 풍물을 웃다리 풍물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연희되는 웃다리사물가락은 웃다리풍물굿가락의 특징을 살려 재구성 되어있되 순서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점고-월산가-쩍쩍이굿-타령(풍년가락)-길군악칠채-육채(마당굿일채)-짝쇠(자즌가락)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쇠가락이 매우 다채롭게 전개되며 7채 및 짝쇠가락이 매우 흥미롭고 신명이 납니다.

- 호남우도사물 (호남우도농악)

전라도 서편지역에 연희되는 풍물굿을 호남우도풍물굿이라 하고 동편지역에서 연희되는 풍물굿을 호남좌도풍물굿이라 합니다.

쇠가락이 느긋느긋하게 여유가 있고 잔가락을 많이 쳐 감칠맛이 있기로 유명하며 꽹과리가락과 장구가락이 치밀하게 구사됩니다.

청령(술령굿)-오채질굿(우질굿,좌질굿)-풍류-굿거리-양산도-삼채-된삼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삼도사물 (삼도농악)

각 악기의 개성과 조화가 어우러지는 삼도사물놀이는 영남, 웃다리, 호남우도 이세작품을 다시 재구성한 작품이며 현재는 이 작품이 주로 연희되고 있습니다.

점고-청령(술령굿)-일채-질굿-풍류-굿거리-(양산도)-삼채(덩덕궁이)-된삼채-별달거리-짝쇠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의 연희시간은 15분에서25분정도로 매우 탄력적입니다.

삼도(영남,호남,경기)가 가지는 특성을 다채롭게 펼치면서 금속악기와 가죽악기가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며 구름(雲),비(雨),바람(風),벼락(雷)에 비유되는 북, 장구, 징, 꽹과리가 이루어내는 음악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들린 듯  연주자들의 절묘한 호흡에 구경하는 사람들 또한 같이 연주하는 것처럼 온몸이 저절로 어깨춤을 추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게 됩니다.

앉은반 사물놀이의 모든 예술성이 집대성 되어있는 삼도사물놀이의 심장이 터질듯한 격렬한 에너지의 분출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사물놀이를 지금까지 사랑하는 이유임에 분명합니다.

- 삼도설장구

설장구란 원래 풍물잽이 중 장구잽이,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장구잽이, 장구의 리더를 말합니다. 쇠, 북, 징 등 다른 악기와는 달리 장구는 혼자서 연주해도 부족함이 없는 음양이 두루 갖추어진 악기랍니다. 뛰어났던 삼도의 설장구들의 가락을 여러 대의 장구가 앉아서 연주하도록 음악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여러 대의 장구가 함께 어울렸다가 2조, 4조로 변하면서 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기본가락에 각자의 개인가락을 얹기도 하면서 맺고 풀어내며 달아가는 우리민족의 삶을 그대로 담아 최고의 예술성을 구사하는 작품입니다. 

다스름-굿거리-덩덕궁-동살풀이-휘모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 선반 사물놀이

- 사물판굿

온마을 사람들이 한판 신명나게 어울렸던 마을축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판굿, 이 판굿을 뛰어난 기량을 가진 예인들이 마음껏 실력을 펼쳐내며 더욱더 세련되게 다듬어 낸 것이 사물판굿입니다. 예술적으로 승화된 사물놀이의 사물에다, 현장의 생동감이 살아있는 풍물의 판굿 의미가 합쳐진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가무악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도록 입체적인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음악적 예술성뿐만 아니라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춤과 발림이 가득한 잽이들의 기예와 진법,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는 사물판굿은 예술적 기량의 결정체라 불릴만합니다.
특히 모든 외국인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는 한국의 역동성을 대표적으로 알려내는 작품이기도 하며 각 치배들이 즉흥적으로 만들어 내는 어울림의 조화, 멋들어짐, 다양한 변화들은 우리민족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풍물의 온갖 기예와 보는 이들이 흥에 겨워 내지르는 소리, 구경꾼과 예인(藝人)이 너나 없이 흐드러지게 어울리는 춤판,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모아져 한 무리의 엑스터시로 승화되기에 충분한 작품입니다. 

- 놀음

각각의 뛰어난 기량과 재주를 보여주는 것으로써 종목마다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명이 혼자서 하는 경우와 여럿이 조를 맞추어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 악기별 개인 놀음이 있고(쇠, 장구, 북, 징) 채상소고놀음, 열두발, 버나놀이, 죽방울놀음등이 있습니다.

3. 축원덕담

- 영남성주풀이

성주풀이란 본디 성주신에게 가정의 번영을 축원하는 무가인데, 고사소리(비나리) 또는 민요로 불려지기도 합니다. 고사(告祀)란 가정이나 집단의 안녕과 번영을 축원하는 제사를 가리키는 말이며 축문이나 축원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리로 축원하는 경우가 많고 이 소리를 고사소리라 부릅니다. 영남성주풀이는 여러 소리중 경상도 동남지역의 걸립패들이 부른 고사소리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걸립패의 고사소리를 ‘성주풀이’라 하는 것은 걸립패가 마을에서 집집마다 들려 집안의 여러 신(神)에게 가정의 안녕과 번영을 축원하는 고사를 지내는데 집안의 여러 신 가운데 성주신이 가장 중요한 신이었기에 집고사를 흔히 성주고사라 이르기 때문이다.

영남 성주풀이는 자진모리장단으로 내어 시작하는데 내용으로는 팔도명당을 그리는 이른바 산세(山勢)풀이가 간략하게 되어 있으며, 이어서 자진굿거리 장단으로 성주의 근본을 알아보는 성주신화가 나오고 달아서 자진모리로 성주신화가 계속되고 끝에는 가정의 안녕과 가족의 명과 복을 비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본래는 한집에 2~3시간씩 걸리지만 상황에 따라서 짧게 구성하기도 합니다.

- 비나리

비나리는 사물의 가락 위에 축원과 고사덕담의 내용을 담은 노래를 얹어 부르는 것인데, 한마디로 제의성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비나리는 사물놀이의 공연에서 맨 앞에 시작합니다. 즉 비나리로써 공연의 문을 열어서 오신 분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으로써 마침내 연주자와 관객사이의 벽을 서서히 걷어내고 하나로 어우러질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며, 또한 그것을 하늘과 땅에 알림으로써 일종의 터를 다지는 것입니다. 비나리는 경기지방의 사설을 바탕으로 다시 짜여 졌고 그 내용은 무릇 모든 이들이 잘되게 하는 그러한 것으로 채워져 있으며 창세내력, 살풀이, 액풀이, 축원덕담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